무려 146일 동안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해온 신정환은 귀국 직후 곧바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연행돼 ‘원정 도박설’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이 신정환의 해외원정 도박 혐의 등 일체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힌 이상 외국환거래법 및 여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귀국 직전까지 일본에 머물고 있던 신정환은 변호사를 통해 경찰과 입국 일정을 논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환은 일단 “성심성의껏 조사에 임해 어떠한 결정이 내려진다 하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신정환은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다. 지난해 9월 필리핀 세부에서 처음 도박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도박 사실을 부정해오던 그는 자신이 뎅기열에 걸렸다며 한 병원에서 링거를 꽂은 채 치료를 받고 있는 사진을 팬카페에 올렸으나 곧 거짓임이 들통났다. ‘뎅기열 카드’로 이미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그가 이번 경찰 조사에서는 얼마나 성실하게 진술할지 관심이 쏠려있다.
신정환이 장기간 도피 행각을 벌이지 않고, 무단으로 방송을 펑크내고 잠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곧바로 귀국해 조사를 받고 잘못만 빌었어도 이 정도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뎅기열 쇼’와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해가 바뀐 후 그는 절뚝이며 가족과 친구 대신, 경찰과 대면을 하는 처지가 됐다.
필리핀에서 홍콩을 거쳐 마카오로 하필 행선지를 잡으면서 신정환의 도박 행각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재산을 모두 탕진한 사람들의 마지막 행선지라는 네팔에 머물면서 신정환에 대한 의혹과 불법 행위는 ‘연예 뉴스’의 수준을 넘어섰다. 신정환의 원정 도박혐의 등이 모두 사실로 인정되면 법정 최고형의 절반을 가중처벌할 수 있어 최고 4년6개월 이하의 징역형까지도 선고될 수 있다. 신정환은 지난 2005년에도 사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어 ‘상습’이란 딱지가 붙었다. 무엇보다 그의 불법 행위의 정도나 죄질 보다 더 두려운 건 그동안 ‘거짓 코미디쇼’를 벌여온 도피 과정에 대한 여론 재판일 것이다. 홍동희 기자/my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