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소년ㆍ소녀들의 마음이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18일 전파를 탄 KBS2 ‘드림하이’ 6회 방송분을 통해서다.
화살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아직 완성된 형태는 아니지만 첫회부터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한 소년ㆍ소녀들의 마음의 방향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소년 삼동과 소녀 필숙의 마음이었다.
▶ ‘소년의 마음’ 삼동(김수현)=가수 예민의 노래 중에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라는 곡이 있다.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 모자 씌워 주고파“라는 이 서정적인 가사의 노래는 한 소년을 떠올리게 한다. 바로 삼동이다.
삼동과 수지의 첫 만남은 삼동이 살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였다. 삼동에게 혜미는 첫 눈에 반한 깍쟁이 서울소녀였다.
소녀와 함께 꿈을 키우게 된 소년은 소녀 몰래 속삭인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자고 있는 혜미의 얼굴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려다 놀라 넘어지고, 소녀를 비난하는 낙서로 가득한 벽에는 어느새 천사 소녀를 대신 그려넣고 화사한 미소를 짓는다. 소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화분을 대신 맞고 쓰러지기도 한다. 소녀가 웃을 수 있다면 이 순수한 소년은 무엇이라도 괜찮지만 ”더이상 내 일에 상관하지말라“고 할 때는 마치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다.
삼동의 이러한 순수한 마음은 김수현의 순수한 눈빛과 미소를 통해 발현된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자이언트‘ 등을 통해 최근 시청자와 만나온 또 한 명의 잘 자란 이 아역스타는 또래의 친구들을 만난 드라마에서 날개를 달아놓은 듯 큰 존재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첫 등장했던 당시부터 아이돌 가수 출신 주인공들과는 달리 탄탄하고 안정된 표정과 대사 연기를 선보였던 터라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연 김수현에 향했고, 이제는 ’삼동‘으로 완벽 ’빙의‘된 순수소년에게 수많은 여심은 설레고 있다.
▶ ’소녀의 마음‘ 필숙(아이유)=얼굴도 몸도 가린 초밥소녀는 기린예고 오디션을 보던 날, 진흙 속의 연꽃처럼 도드라졌던 한 소년에게 시선이 향했다. 해외파답게 버터맛이 가득 묻은 영어발음으로 질문을 던지던 제이슨(우영)에게 유일하게 답을 해준 소녀는 바로 필숙이었다. 또박또박 구수한 한국인의 발음으로였다.
기린예고의 날고 기는 수많은 예비가수들 사이에서 필숙의 외모는 사실 별 볼 일 없었다. 뚱뚱한 몸, 커다란 뿔테 안경, 노래 하나는 기가 막혔지만 그게 다였다. 물론 그게 가장 중요했지만 일단은 그랬다. 때때로 커다란 몸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도 받았지만 그 때마다 제이슨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나타났다. 필숙의 마음은 그렇게 움직였다.
제이슨의 ’호의‘를 ’호감‘으로 착각한 필숙은 이제 노래에도 ’필‘을 담을 수 있게 됐으나 곧이어 호감이라 착각한 그것은 외국물이 잔뜩 베인 제이슨의 ’매너’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곧이어 상심, 짝사랑도 학교 생활도 뜻대로 되지 않는 필숙은 자퇴서를 내려하나 이내 제이슨의 ”언젠가 같이 듀엣곡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말에 또다시 날아갈 듯 환희에 찬다.
필숙이 마음이었다. 어리바리한 필숙은 가요계의 대세 아이유의 첫 연기 도전, 순수한 표정과 느릿한 말투는 아이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오빠, 삼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이제 곧 ’예뻐질 것‘이라는 배용준의 예언을 실현할 아이유의 필숙에게는 ’우유커플‘ 탄생의 기대감을 놓을 수가 없다.
소년ㆍ소녀들의 설레는 마음들이 오고간 이날 ’드림하이’는 15.8%(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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