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 미만, 일 평균 200분을 넘지 못하는 초단시간 파트타임형 취업자가 17년 연속 증가하며 지난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는 2년 사이에 2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취업시간이 1~17시간인 취업자 숫자는 105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9.7%(9만3000명) 늘었다.
이로써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1994년 이래 17년째 증가했다. 주 5일 근무할 경우 이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최대 3시간20분가량이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1980년에 8만1000명에 불과하던 것이 1985년(11만2000명)에 10만명 선을, 1989년(21만4000명)에 20만명 선을, 1999년(57만2000명)에 50만명 선을 각각 넘어섰고 2007~2009년에 각각 83만5000명, 85만명, 96만3000명 등으로 늘었다.
전체 취업자에서 18시간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높아졌다. 지난해 18~26시간 취업자는 121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7.6%, 27~35시간 취업자는134만4000명으로 32.2%가 각각 증가했다. 27~35시간 취업자가 급증한 것은 작년 2월 설연휴 일부가 조사기간에 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근로시간이 최대 5시간인 1~26시간 취업자는 227만3000명으로 8.5% 늘었으며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9.54%로 높아졌다. 취업자 10명 중 1명은 하루 평균 일하는 시간이 5시간도 안되는 셈이다.
이같은 단시간 근로의 급증에 대해 노동시장 구조적 변화 가능성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원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18시간 미만 취업자가 경제위기 때 급증한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 외환위기 때는 1997년 33만9000명에서 1999년 57만2000명으로 2년 만에 23만3000명(69%)이, 카드사태 때는 2003년 64만8000명에서 2004년 73만3000명으로 1년 새 8만5000명(13%)이 각각 늘었다. 최근 금융위기에는 2008년 85만명에서 2010년 105만6000명으로 2년 만에 20만6000명(24%)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전체 취업자에서 18시간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대 초반 1%대이던 것이 1998년 2%대로, 2004년 3%대로, 2009년 4%대로 뛰었다.
한편에서는 일자리의 질이 나빠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많다. 지난해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0.7%, 7.5% 감소한 반면 상용직은 7.4%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18시간 미만과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에서 추가 취업희망자는 지난해 각각 13만7천명, 41만9천명으로 전년 대비 12.4%, 17.8%가 줄었다. 단시간 취업자 가운데 추가 취업희망자가 줄었다는 것은 자발적 단시간 근로가 늘었다는 얘기가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정 일자리의 영향이 있는 것 같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단시간 근로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18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남자는 40만5000명으로 3.2% 증가에 그쳤지만 여자는 65만1000명으로 14.2%나 늘었다.
한국개발연구원 황수경 연구위원은 “고령자와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고 자발적 단시간 근로가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도 있는 것 같다”며 “복합적 원인에따른 것으로 단시간 취업자 증가를 일자리의 질로만 따지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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