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시기 및 기업별 비교 가능한 정보는 줄어든 반면 기업 재량권의 확대로 정보 은폐나 분식 회계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IFRS 원칙 개정이 진행형이어서 추후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울 골칫거리가 생길 소지도 있다. 특히 IFRS와 미국 회계 기준과의 합치 작업에 따라 연내 몇몇 기준서가 제ㆍ개정될 예정이다.
IFRS 도입으로 부채 비율 상승을 우려하는 국내 건설과 조선 업계도 발맞춰 국내 현실을 반영한 IFRS 원칙 개정을 추진중이어서 당분간 투자자들의 혼선이 우려된다.
▶IFRS의 덫..정보 이용자 발목잡나=우선 동일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IFRS 도입 전후의 재무 정보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결 제무제표 중심의 IFRS에선 연결 대상 관계사의 범위도 기존의 지분율 30%에서 50% 초과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기업 가치는 변함 없는데 재무제표상 손익은 바뀌게 된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09년 연결 당기 순이익은 국제 회계기준(IFRS) 적용 후 4700억원 줄었다. 다만 지배주주 지분을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800억원 감소에 그쳤다.
장석일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팀장은 “IFRS 도입에 따른 부채 비율 및 순익 변화 등은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과도기적 혼란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간 IFRS 재무제표의 비교 분석에도 유의해야 한다. IFRS는 최소 계정 과목을 원칙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기업별 재무제표의 형식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IFRS를 의무 적용하는 자산 2조원 이상 1981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비상장법인과의 비교 가능성도 논란거리다. 이들 비상장법인은 IFRS를 의무 도입하는 2013년 전까지 일반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되 IFRS를 택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같은 회계기준의 이원화에 따라 재무 정보의 분석을 차별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 당국도 IFRS의 비교 가능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여럿 내놓았다. 2010년도 재무제표의 주석에 IFRS 도입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기재하게끔 했다. 올해부턴 IFRS 재무제표에 과거 회계 기준과의 차이를 알리도록 하고 있다. 2조원 미만 기업의 개별 재무제표에 지분법 정보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포함시키고, IFRS 기준에서 제외 가능한 영업 이익 정보를 주석에 넣도록 하는 조치도 취했다.
또다른 문제는 IFRS 원칙은 앞으로 추가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은 “이러다간 국내 투자자들이 새 회계 기준 세계에서 미아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기업들은 원칙 개정시 기업의 이익만 좇지 말고, 재무 이용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팀장은 일각에서 제기돼온 기업 자율성 확대에 따른 회계 분식의 가능성과 관련해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회계 감리와 공정가치 평가항목에 대한 예방 감독을 강화하는 등 IFRS 특성에 맞춰 회계 감독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IFRS 재무제표 활용, 어떻게? =이 사장은 “IFRS 재무제표는 화장한 여인”이라며 “분칠(재무제표 형식)에 가린 민낯(기업 가치)을 꿰뚫어 보려면 그만한 안목(재무정보 가공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빗대어 말한다. 무엇보다 IFRS 적용 재무제표 분석의 첫걸음은 주석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다. 재무제표의 본문은 간략해지는 반면, 이를 보충ㆍ설명하는 주석 정보는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재무 제표의 변화가 기업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 예로 자산 재평가 이익으로 부채 비율은 하락한다고 해도 장부가액 및 감가상각비 증가로 손익은 악화될 소지가 있다.
반대로 IFRS에선 영업권을 상각하지 않아 영업권 금액이 큰 기업의 경우 이익이 급증할 수도 있다.
회계 전문가들은 따라서 “IFRS 개별재무제표에선 영업이익 보다 영업이익에 감가 상각비를 더해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BITDA), 당기 순이익보다 총포괄손익(당기순이익+기타포괄손익)이 더 유용한 지표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IFRS 연결재무제표에선 연결 영업이익보다 주당이익(EPS) 산출 기준인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발간한 ‘알기 쉬운 국제회계기준’이란 책자에서 IFRS 재무제표 활용 팁을 소개해 참고할만하다.
<김영화 기자 @kimyo78>
bettykim@heraldcorp.com
재무 제표의 변화가 기업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 예로 자산 재평가 이익으로 부채 비율은 하락한다고 해도 장부가액 및 감가상각비 증가로 손익은 악화될 소지가 있다.
반대로 IFRS에선 영업권을 상각하지 않아 영업권 금액이 큰 기업의 경우 이익이 급증할 수도 있다.
회계 전문가들은 따라서 “IFRS 개별재무제표에선 영업이익 보다 영업이익에 감가 상각비를 더해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BITDA), 당기 순이익보다 총포괄손익(당기순이익+기타포괄손익)이 더 유용한 지표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IFRS 연결재무제표에선 연결 영업이익보다 주당이익(EPS) 산출 기준인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발간한 ‘알기 쉬운 국제회계기준’이란 책자에서 IFRS 재무제표 활용 팁을 소개해 참고할만하다.
<김영화 기자 @kimyo78>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