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서진원 신한은행장
출혈경쟁은 안 할 생각자산관리 시장서 우위확보
中·印 등 해외진출 다시박차
올 5%대 총자산 성장 목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외형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 행장은 18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오는 3월말로 예정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조치 종료로 주택담보대출의 위축이 예상되고 금리 인상, 거치 기간 연장 제한 등이 가계대출 건전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리하게 자산 확대에 무게를 두다가 건전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는 영업 방식은 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 행장은 대신 “대출 상환 능력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해서 우량대출 위주의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희망 홀씨대출’을 통한 저신용(7~10등급) 서민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이 대출을 통해 3000억원(2만4000명) 규모의 서신용자 금융을 지원했다.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 서 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소기업 건전성이 이슈가 되겠지만 건실한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 우량고객 대출은 늘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우량 기업 고객에 대해 과도한 금리인하 혜택을 약속하면서 거래처 변경을 요구하거나 DTI 규제완화 조치 종료 전에 대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판촉을 벌이는 등 과열 경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도 우량고객 중심의 영업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지만 건전성을 깎아먹으면서까지 출혈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서 행장의 생각이다.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가시화로 신한은행은 올해 자산 기준 업계 4위로 밀려날 위기에 처해 있다. 서 행장은 그러나 “단순한 외형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수익성, 건전성, 생산성 등 재무 건전성과 고객만족도, 사회공헌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은행 순위가 매겨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 경영목표로 서 행장은 “전년 대비 5%대 총자산 성장과 지난해 실적을 조금 넘는 당기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국내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고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 행장은 또 퇴직연금과 자산관리시장, 글로벌 시장을 중장기 핵심영역으로 선정하고 이 부분의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1조5914억원 증가한 2조8831억원의 퇴직연금 유치실적을 올려 국민은행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베이비붐 세대(55년~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로 새롭게 등장한 ‘시니어고객층’에 대응하기 위해 상속연계 금융상품, 헬스케어 부가 서비스 등 이들 계층에 대한 자산관리 모델을 적극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여성 구매력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와 상품을 적극 발굴하고, 녹색산업에 여신지원을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자산운용과 관련해 서 행장은 지난해와 같이 시중 단기 유동성의 은행권 유입이 계속될 경우 시장성 조달 규모를 소폭 축소하고 유가증권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자산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9월 ‘신한사태’ 이후 신한은행은 해외진출 계획을 전면 중단했었다. 신한은행은 올해 글로벌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서 행장은 “일본 베트남 중국 인도를 잇는 아시아 금융 벨트에서 ‘새로운 성장’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진출하지 않은 이머징 마켓에서도 신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 행장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4% 내외, 기준금리는 3.75%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