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굽혀펴기’ ‘운동장 돌기’ ‘교실 뒤에 서있기’ 등은 이제 허용될 간접 체벌의 종류다. 기준은 모호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통을 주지 않는다’ ’인격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이 확고한 명분은 그럼에도 간접 체벌의 기준을 더욱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오는 3월 시작되는 새 학기 초 중 고교에서는 도구나 신체를 사용하는 직접 체벌은 금지되지만 팔굽혀펴기 등의 간접 체벌은 허용된다. 1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3월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를 허용하게 된 계기에는 최근 학교 내에서 학생 지도 어려움이 호소되고 학생들의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행하게 됐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간접체벌의 기준도 분명치 않을 뿐더러 기본적으로 체벌을 반대하는 진보적 교육감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18일 방송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교과부 학교문화팀 오승걸 팀장과 전화 연결을 통해 교과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오 팀장은 손석희 교수와의 전화에서 간접처벌에 대해 “교실 뒤 서있기, 운동장 돌기와 같이 학교 구성원들이 학칙으로 합의해서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인 개조 단계라든지 , 요인들을 감안해 학교가 정한 거”이라고 명명했다.
기본이 되는 것은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구나 신체처벌은 금지가 되고 시간의 시간의 지속성이나 동작의 반복성 요구하는 체벌은 직접체벌보다 더 가혹할 수 있으니 허용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가 정해놓은 학칙으로, 학생들의 신체적 발달 단계에 따라 횟수를 제한하고 시간을 제한해 간접체벌의 기준을 마련토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역시 학생들의 체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손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들에 따라 받아들이는 수준이 다르다. 어떤 학생들은 팔굽혀펴기 5번도 가혹할 수 있는데 기준이 애매하다”면서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원래 규정인데 고통을 주지 않으면 간접체벌이 아니고, 고통을 주면 취지에서 어긋나 기준을 정하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오 팀장은 일부 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찰교실’을 예로 들며 “이 역시 아이들을 별도의 교실에서 격리시키는 벌이기에 학교가 통제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가혹한 벌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학교 구성원이 학칙으로 분명히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결과적으로 “학교 운영을 얼마나 현명하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설명이지만 여전히 간접체벌에 대한 기준은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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