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시가총액이 불과 하루만에 220억 달러나 증발했다.
17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장에서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55)의 건강 이상 우려로 인해 애플의 주가는 주당 6.6% 하락, 243유로에 마감했다.
미국 언론을 통해 잡스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이 낸 병가 신청을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경영에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휴장했지만, 투자자들은 이 소식이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 제품군이 강력하기 때문에 잡스의 병가가 단기적으로 애플 경영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애플 측은 잡스가 CEO 직을 유지하면서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지만,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 사항은 최고 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이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잡스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와 향후 복귀 일정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지난번 병가 때는 업무 복귀 일정을 밝혔던 만큼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컨설팅사인 엑산느의 알렉산더 페터크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잡스가 복귀하지 못한다고 해도 향후 몇년내 애플의 경영에 가시적이고, 심각한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8년에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다. 2009년엔 간 이식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잡스는 2009년 1월에도 호르몬 이상으로 병가를 내 6개월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그해 6월에 재택 근무를 병행하며 공식 업무에 복귀했다.
한편 애플은 18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아이패드 판매 등에 힘입어 매출이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화 기자 @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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