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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크리에이티브’는 무엇입니까 ?
디자이너가 말하는 창의성·조직·워킹맘
창의성이란 곧 생활의 일부…통찰력·직관이 열쇠

새로움 찾기보다 남들과 다른 시선이면 충분하죠

앞만 보고 달려온 디자인 사업…이제 10년뒤 준비

여유로운 워킹맘!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비우세요




#저는 숲을 볼 줄 아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 퍼셉션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소현입니다.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디자이너이며 디자인의 힘을 믿는 경영자입니다.

저는 당신에게 OOO 입니다.(최소현 퍼셉션 대표 명함 中/올리브그린색)



창의성이 밥을 먹여주는 세상이다. 예술적인 직업군이 아닌 일반 사무직이래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그 사람의 능력과 직결되어 버린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는 뒤집으면 스트레스다. 반면 최소현 퍼셉션 대표의 크리에이티브는 ‘행복’이다.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거나 아니면 보는 사람이 행복하거나, 누군가는 행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디자이너가 행복해야 디자인도 행복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 디렉터 최 대표로부터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크리에이티브를 들어봤다.

▶나의 크리에이티브는 OOO다=퍼셉션은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디자인 컨설팅 회사지만 하청을 받아 그림만 그려주는 회사는 아니란 뜻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였다. 한 번은 지인들 108명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정의를 내려달라고 했더니 같은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

뭔가 창의적인 것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조건 새로운 것, 다른 것부터 찾아보기 마련이다. 때문에 ‘색다른 합리적 관점’이라든가, ‘완벽에 가까운 모방범죄’라는 알아듣기 힘든 얘기들이 난무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크리에이티브해지기란 힘들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우리가 그 들꽃 이름을 모를 뿐이지, 세상에 이름 없는 들꽃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크리에이티브 역시 전혀 다른 세상의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많은 현상 가운데서 통찰력과 직관을 가지고 뽑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쨋든 먼 나라의 것이 아니니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 문제는 그냥 지나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통찰력을 길러내는 일이다.

그는 “100% 옳은 크리에이티브란 없다”며 “직원들이 일을 하다 막혀할 때도 무언가 지시를 하기 보단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치들을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퍼셉션 구성원 명함을 보면 통일된 앞면과 달리 뒷면에 각자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회사만 홍보하는 것이 아닌 개인 정체성까지 아우르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어떤 밥을 먹을 것인가
=호텔 최고급 식사라도 체할 것 같은 밥이 있고, 아니면 풀만 무성하더라도 행복한 식탁이 있다.

서울대 출신인 최 대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디자인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고, 벤처붐 때에는 벤처 창립 멤버로 활동하다 흥망성쇠를 겪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가 아예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덕분에 첫 아이 돌 때는 잔치 차릴 돈도 없어서 1주일을 꼴딱 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퍼셉션이 살아 남은 것은 그의 말에 따르면, 구성원 간에 어떤 밥을 먹을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큰 그림은 같이 갖되 개개인의 특성은 살려주는 게 퍼셉션의 문화다. 퍼셉션 사람들의 명함을 보면 앞면은 같지만 뒷면은 자신의 컬러 위에 자신의 얘기를 써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퍼셉션은 지난해 디자인협회가 선정한 국내 10대 디자인 회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중견기업으로 말이다.

최 대표가 20대에 설립한 퍼셉션은 2012년으로 10주년을 맞는다. 디자인 전문회사로서 10년을 버텼다는 것도 국내 디자인 업계에서는 이정표로 남을 일이지만 올해는 향후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고객과, 또는 사회와 소통해왔는지 돌아봤다”며 “디자인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이를 다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퍼셉션 사람들은 다음달 말 개인 프로필 촬영에 들어간다. 구성원 하나 하나의 페이지를 만들어 회사가 회사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살려주겠다는 의도에서다.

최소현 퍼셉션 대표는 창의성에 대해 “100% 옳은 크리에이티브란 없다”면서 “직원들에게 지시보단 다른 경험치를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워킹맘, 당신도 사람임을 인정하라
=최 대표는 두 아이의 워킹맘이다. 그것도 한 회사를 운영하고, 학교 강의도 나가고, 종종 방송 출연도 하는 ‘하드’ 워킹맘이다.

얼마전 한 신문기사를 보고 분개했다. 내용인즉슨 한마디로 엄마가 전업주부인 아이들이 대학을 잘 간다는 얘기였다. 기사의 신뢰성은 차치하고 일하는 엄마들에게 상처를 주는 얘기에 그는 어디에 고소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단다.

출산 예정일이 지나서까지 직장에 나가고, 밤 늦게 퇴근해선 아침, 점심, 저녁 이유식을 다 만들어놓는 시절이 그에게도 있었다. 한창 슈퍼우먼 컴플렉스가 퍼지던 시기였다.

최 대표는 “요즘에는 힘들어 하는 워킹맘을 보면 오늘 할 일은 웬만하면 미루고, 지하철이나 버스는 한 대씩 보내고 타라고 얘기한다”며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 둘 다 평균을 잡아야 본인이 행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습관처럼…생활속에서…지구를 부탁해!

▶에코맘의 ‘에코드라이브’


환경 보호라는 게 말만으로는 해결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실천을 위해 엄마들이 나섰다. ‘에코맘’은 가정 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에코 캠페인으로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보겠다는 프로젝트다.

최 대표는 에코맘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정을 중심으로 환경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 중”이라며 “이전에도 해왔던 습관들이지만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버리는 것이 거의 없게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에코맘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다. 내 아이와 내 가정, 내 가족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이어져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맘이 된 것뿐이다.

행동강령이라는 게 대중교통 이용(월요일)이라든지, 빨래는 한꺼번에 하자(수요일), 혹은 종이컵이나 일회용품을 쓰지 않겠다(목요일),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겠다(금요일) 등 어찌보면 ‘사소한’ 것들이다. 그러나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키워주고, 자연스럽게 친환경 인재로 자라나도록 하는 데는 이보다 더 효과적인 게 없다.

사소하고 작은 일인데 파급력은 있는 것 같다는 게 최 대표의 느낌이다. 에코맘뿐 아니라 최근에는 에코대디들도 많이 늘었다.

그는 “아직은 크진 않지만 실천들이 조금씩 확산되어 가는 분위기”라며 “환경 보호는 물론 자신의 일상 생활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한 번은 운전하기 전에 커피를 담을 용기가 없어서 급한 김에 일회용 종이컵 대신에 머그컵을 들고 뛴 적도 있다.

최 대표는 생활실천은 물론 디자인을 이용해 에코맘이 세상에 조금 더 예쁜 모습으로 나올 수 있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에코맘의 에코라이프>

- 원래 막히는 월요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겠습니다.

- 불의 날인 화요일은 에너지를 좀 더 절약하겠습니다.

- 물의 날인 수요일은 빨래는 한꺼번에 하고 물을 절약하겠습니다.

- 나무의 날인 목요일은 종이컵이나 일회용품을 쓰지 않겠습니다.

- 자원을 생각하는 금요일은 돈도 벌고 지구도 살리는 분리수거 및 친환경상품을 사용하겠습니다.

- 흙의 날인 토요일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겠습니다.

- 태양의 날인 일요일은 빨래는 자연건조하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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