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던 구제역의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AI(조류 인플루엔자)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구제역은 지난 13일 이후 완연한 소강상태다.
13일부터 15일까지 총 세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이 가운데 경북 청송과, 충북 제천의 한우 농가 두 곳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0일까지만 해도 일평균 3건이상씩의 추가 발생이 이뤄졌으나 이후부터는 하루 한 건 정도만이 발생하고 있다. 16일에는 의심신고 자체가 없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구제역이 어느정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15일부터 시작한 전국 백신접종이 이어지면 구제역의 기세가 확연히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방역당국은 연인원 4만1500 명 정도를 투입해 전국적인 백신접종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지역은 이미 100% 접종을 끝낸 상황이고, 강원과 충남, 충북 등의 지역은 90%이상 접종이 진척된 상황이다.
이처럼 구제역이 주춤하고 있지만 AI는 오히려 확산세다.
15일 세건에 이어 16일에도 경기 안성 오리 농장과 충남 아산 산란계 농장에서 각각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I는 지금까지 58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어 총 10개 시군 26개 농가에서 양성 확진 됐다. 현재 15건에 대한 정밀 검사가 진행중이다.
현재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H5N1) AI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수의 분변은 물론 바람을 통해서도 전파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하다. 게다가 구제역보다 동물의 몸속에 잠복하고 있다 발병하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양성 판정시 이미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때문에 역학관계를 파악하기도 구제역보다 어렵다.
현재 방역 당국은 발생지와 야생조류 분포지 등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184개소에 이동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차단 방역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AI로인한 살처분 대상 가금류는 총 357만2000여 수로 이가운데 301만3000여 수가 이날 오전까지 살처분 됐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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