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30대 그룹의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으로 계열사가 1069개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0개를 넘어섰다.
30대 그룹 계열사는 2005년 말 702개에서 2006년 말 764개, 2007년 말 847개, 2008년 말 969개, 2009년 말 991개를 기록하는 등 한 해 평균 73개씩 증가했다. 특히 10대 그룹 계열사가 2005년 말 350개에서 작년 말 538개로 188개나 늘어나, 같은 기간 30대 그룹 전체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 5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계열사가 급증한 것은 2005년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룬데다, 정부가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폐지하면서 재벌그룹들이 무차별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와 롯데 계열사가 지난 5년간 30개씩 늘어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SK는 2005년 말 54개였던 계열사가 작년 말 84개를 기록하면서 최다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롯데도 2005년 말 44개에서 작년 말 74개로 불어나 SK와 GS에 이어 세번째로 계열사가 많았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 12월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씨가 대주주로 참여한 식료품 회사인 블리스를 설립하는 등 작년 한 해에만 무려 16개를 신설하고 대신 2개를 줄여 14개가 순증했다.
또 LG그룹에서 분리한 LS가 2005년 말 18개에서 작년 말 46개로 지난 5년동안 28개가 불었고, GS도 계열 분리 직후인 2005년 말 49개에서 작년 말 76개로 27개가 증가했다.
이어 효성이 25개(16→41), LG가 24개(36→60), 금호아시아나가 22개(23→45), 한화가 20개(32→52)의 증가수를 보였다. 극동건설 인수 등 대형 M&A를 거친 웅진도 5년 동안 계열사가 19개(11→30)나 늘었다.
이밖에 한진 17개(22→39), 코오롱 16개(23→39), 현대중공업 14개(7→21), 동양 14개(15→29), 삼성 12개(59→71), 대한전선 11개(13→24) 등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반면 영풍은 2005년 말 26개였던 계열사가 작년 말 24개로 2개가 감소했으며 신세계, OCI, 동국제강은 5년 사이에 계열사가 1개씩 줄었다.
눈에 띄는 것은 30대 그룹이 신규 설립이나 지분인수 등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 가운데 제조사는 전체의 19.4%인 31개사에 불과한 반면, 129개사는 서비스, 금융 등 비제조업체로 나타난 점이다.
삼성 계열사로 편입된 반도체 장비업체인 지이에스를 비롯해 전자 부품업체인 새한전자(GS), 식음료업체인 한국음료(LG), 인테리어용품 업체인 그린아이에스(SK) 등 상당수 제조업체의 경우 기존에는 하청업체였거나 현재 주력사업과 무관한 업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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