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이스’가 맞붙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노환용 LG전자 AE사업본부장(사장)이 주인공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의 차세대 리더 중 하나인 윤 사장과 지난해 인사로 사장에 오른 노 사장의 현재 무게감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양사의 주축 사업과 미래사업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승부는 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들은 1차적으로 에어컨 시장에서 격돌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4계절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할 수 있는 ‘2011년형 삼성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을 내놨고, 곧바로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에어컨 속의 에어컨’ 개념의 ‘2011년형 휘센 에어컨’을 출시했다.
스마트(Smart)를 표방한 양사의 최신형 에어컨은 다름아닌 윤 사장과 노 사장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
전자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책임지고 있는 윤부근(왼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노환용 LG전자 AE사업본부장(사장). |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 제조 혁신과 디자인 혁신, 휴먼 디지털리즘이 숨쉬는 이번의 스마트 에어컨이다. 그는 스마트 하우젠 개발 과정 내내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임무를 완수하고에어컨사업을 다시 생활가전사업부에 넘겨줬지만, 이번 스마트 에어컨에 관한한 성적표는 어디까지나 그의 책임으로 남게 됐다.
노 사장은 에어컨 시장에서의 남다른 노하우를 자랑한다. 지난 80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30년간 공조사업에 몸담아 ‘1등 휘센’을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노 사장은 지난 2년간 ‘고객가치 창조’을 기치로 새로운 개념의 에어컨에 심혈을 기울였고, 감성과 디지털이 조합된 2011형 휘센을 탄생시켰다.
그렇지만 이들의 승부는 에어컨 시장으로 국한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대결의 외연이 점점 더 커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윤 사장이나 노 사장 모두 각 사의 미래 신성장 창출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TV’ 공식을 정착시킨 일등공신인 윤 사장은 스마트TV의 글로벌 1등과 미래성장 영구적 기반 강화 외에도 태양광 등 신사업도 직접 모색해 챙기고 있다. 최근 CES 2011에서 휴먼 디지털리즘을 선언하면서 글로벌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등 천연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녹색 에너지 산업에 2020년까지 총 23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부단한 신성장 모멘텀 창조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사장 역시 에어컨 외에도 태양광 쪽인 솔라(Solar)와 LED도 맡고 있는 ‘기대주’다. 그는 휘센 발표회에서 기자와 만나 “휘센을 한 번 쓰면 영원히 쓸 수 밖에 없는 ‘휘센 패밀리’가 꿈”이라며 “에어컨 외에도 1GW(기가와트) 규모 태양전지 3기 라인에 착수하는 등 태양광 등이 다음 성장의 축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또 “앞으로 신사업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고, 적어도 5000억원 이상은 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윤 사장과 노 사장의 경영 성적표는 개인적인 승부를 떠나 삼성과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고정시킬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ysk@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프로필>
▶윤부근 사장
2009.1~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2007.1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
2003.8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팀장
▶노환용 사장
2010.12 LG전자 AE사업본부장(사장)
2001 LG전자 에어컨사업부장
1987 LG전자 에어컨사업부 구매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