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반적으로 위기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어, 이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가가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현재의 물가상승 압력과 높아진 인플레 기대심리를 어느 정도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와 한은의) 두 정책(거시정책과 미시정책)이 함께 우리 경제의 물가안정 기반이 대내외적 물가상승 압력에도 물가안정 목표를 이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연말 기준금리를 올렸어야지 지금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어느 수준이 적절한지는 이견의 여지가 많다. 경제가 정상적인 경제 상황이라면 우리처럼 6% 성장과 3% 정도의 인플레를 가진 나라에서 이자율 수준은 다르게 나타날 수있다.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물가가 2.9% 올랐다는 것은 당초에 목표한 정책과제를 적절히 수행한 것이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수요가 많은 연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
▷1월에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99년 이후 처음이다. 과거에는 1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 금통위는 현재의 물가상승 압력과 일반 경제주체 및 전문가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져 어느 정도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일반적으로 당면한 과제가 인플레 압력 수습이다. 세계 경제를 보더라도, 특히 신흥 경제권은 이런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과거의 관례는 경제정책의 분석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물가불안이 공급측면이 강한 걸로 본다. 수요 압력 측면은 어느 정도인가
▷수요 압력이 작지 않다. 인플레이션에는 공급, 수요, 기대심리 등 세 가지가 영향을 준다. 이 셋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가령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게 장기간 지속하면 수요가 늘어나 연결될 수 있다. 현재 수요와 공급 측면이 거의 반반이라고 본다. 우리로서는 수요 측면의 압력에 더 큰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기대심리는 일반 기업 및 가계나 전문가 그룹에서 몇 개월간 계속 3%를 넘고 있다.
-시중 유동성 동향은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가 위기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은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가가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3% 물가 목표 가능하나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수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다면 구태여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물가안정 목표 중심치인 3%대에서 물가상승률이 유지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인 것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베이비 스텝(baby step.아기 걸음마)’ 방안을 택한 것이다. 베이비 스텝에 따라 인플레이션 수습 노력을 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 움직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많은 사람이 금리를 올리면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내외 금리차가 커져 외국 자본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고, 그것이 환율 하락을 유발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한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좀 더 실증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교과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게, 대내외적으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된 상황이고 미국에서는 양적 완화 정책이 계속 유지돼 유동성에 의해 시장이 영향을 받는 게 굉장히 크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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