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등 주도주 수혜 고스란히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하면서 대형우량주 가운데 ‘숨은 진주 찾기’가 한창이다. 중소형주가 꿈틀거리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외국인과 대형자문사들은 이익안정성과 유동성 문제가 적은 대형우량주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T, 자동차, 화학 등 그동안 주도업종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게 될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권남학 케이원투자자문 대표는 “일부 종목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로 갈수록 자회사 가치 등 펀더멘털 대비 싼값에 거래되고 있는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LG와 SKC&C다.
㈜LG는 LG화학이 2009년 221.83%, 2010년 71.12% 급등(12일 종가기준)했음에도 같은 기간 70.02%, 20.25% 오르는 데 그쳤다. LG전자가 2009년에는 88.62% 올랐지만, 지난해 2.88% 하락하는 등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LG전자가 5% 넘게 하락하며 ㈜LG도 -1.15%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의 상승세가 워낙 비약적이고 LG전자도 올해 바닥통과가 점쳐지고 있어 8만~9만원 사이에 박스권 탈출이 점쳐지고 있다. ㈜LG의 상장 자회사 지분의 시장가치는 18조8151억원이지만, 시가총액은 80% 미만인 14조8917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연말 기준 자본총계는 10조원이 넘고, 순이익도 LG전자의 부진을 비상장 자회사가 상쇄하면 2조원 안팎이 된다고 볼 때 PBR 1.4배, PER는 8배 미만이다. 시장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SK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KC&C도 2009년 상장에 이어 지난해 94.64%나 올랐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내리막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SK에너지가 52.5% 급등했고, SK에너지의 대주주인 SK도 48.9%나 올랐다. SK의 대주주인 SKC&C에도 온기가 전달돼 1월 들어 넉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1월 들어 11.8%의 상승세다. 특히 SK C&C는 자체사업인 시스템통합(SI) 부문에서의 모멘텀도 기대된다.
SKC&C의 시가총액은 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자본총계 약 1조5000억원, 순이익 3000억원대 초중반을 추정할 때 PBR 3.2배, PER 16배 수준이다. ㈜LG만큼의 저평가 상황은 아니만 계열사 실적 호조에 따른 올해 순이익 증가와 자회사 순자산가치(NAV) 등을 감안할 때 충분한 투자매력이 발견된다. 중장기 과제지만 SK와 합병 과정에서 SKC&C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커진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밖에도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 등을 거느리며 그룹체제로 전환 중인 현대중공업, 후계구도에서 모종의 역할이 기대되는 삼성물산, 글로비스 등은 새로운 지주사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