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강호동에게 달리는 부분은 말 그대로 힘(체력)이 달리는 것 정도일 것이다. 나머지는 1, 2위식으로 순위를 정하기보다는 서로 스타일이 다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 같다.
유재석은 지난 1일 MBC 신년특집 ‘무한도전-연말정산 뒤끝공제’ 편에서 “(예능을) 오래하고 싶다”고 말한 건 예능MC로서의 1위의 강박을 떨쳤음을 알려준 것이다.
유재석은 “유재석 강호동 이후 누구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유재석씨는 언제까지 할 거 같으냐”라고 묻는 여운혁PD의 질문에 “오래하고 싶다”고 밝힌 후 “하지만 오래 한다는 의미가 최고의 자리에서 오래 하고 싶다는 게 아닙니다. 그냥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저희 동료들과 함께 어떤 시간이건 시청자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하고 좋습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이어 “신인때는 최고가 되고 싶었고 늘상 제가 최고로 웃기고 싶었지만 이젠 그냥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습니다”는 말을 덧붙였다.
강호동도 이 점에서는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유재석과 마찬가지다. 강호동은 기자에게 “개그와 유머의 기초를 배우지 않고 예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제가 가진 에너지 등을 활용해 그들보다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렇게 해서 도태되지 않고 오랫동안 하고싶다”고 말한 바 있다.
11일 ‘승승장구’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중 누가 더 장수할까”라는 MC의 질문에 이경규는 “강호동이 MC로서 더 오래 갈 것같다. 강호동은 욕을 많이 먹는 스타일인데 유재석은 착한 스타일이다. 유재석은 조금이라도 이미지에 흠집이 나면 재기가 힘들어질 수 있는 반면 강호동은 유재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예능에서 장수할 것이라는 건 많은 방송관계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강호동은 이경규라는 선배, 이승기 이수근 유세윤이라는 후배 라인을 확실히 챙긴다. 운동선수 시절 몸에 밴 문화이기도 하다.
반면 유재석은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형식에는 덜 매달리지만 스스로 멋진 예능인의 길을 걷고 있어 사람들이 좋아한다. 특히 여성팬들에게 유재석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유재석의 장기집권에도 반기를 들 사람들이 별로 없다. 유재석은 갤럽조사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