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월세 40만원 내는 것도 힘들어서 고시원 가는 친구들도 있는데 월세가 100만원이라뇨”
“편리한 오피스텔에 살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만큼 경제력이 바탕이 되야겠죠”
지난 11일 찾은 이대역 주변. 현재 최고의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이 신촌 대학가에서 5년 만에 분양됐다. 하지만 주요 임대수요인 대학생들에게 오피스텔은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다. 투자자라면 매달 월세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시장인지 꼭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간 이대역 푸르지오시티는 분양 전부터 대학가에서 공급된다는 점에 큰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오피스텔은 대학생이 밀집한 강북권 보다는 대부분 직장인을 겨냥해 강남권과 서남권에서 분양됐기 때문.
실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공급량은 총 5380실로 그 중 구로구가 955실로 가장 많았고 영등포구 902실, 서초구가 762실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오피스텔 공급이 한강 이남에 편중된 가운데,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에 오피스텔이 신규 분양돼 수익형부동산 인기를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대역 푸르지오시티의 정진우 분양대향 본부장은 “이화여대를 비롯해 연세대, 서강대 나아가 홍익대, 명지대까지 인근의 5개 대학이 몰려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인근의 노후상품 대비 첨단시설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문제는 분양가 대비 적정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임대시세가 주변 오피스텔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대역 푸르지오시티 계약면적 63㎡의 분양가는 2억47000만~2억6200만원 수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5%’대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선 적어도 매달 100만원(보증금 1000만원 가정)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는 인근 오피스텔보다 20만~30만원 비싸다.
하지만 취업 전 대학생들에게 월 100만원에 달하는 월세는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다. 인근(마포구 대흥동) C공인 대표는 “지방에서 온 학생들 학비 대고 임대료에 오피스텔 관리비까지 내야 하는데 부유한 자녀 아니면 100만도 빠듯할 것”이라며 “인근 월 70만원 받는 오피스텔도 학생들은 쉽게 입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촌 오피스텔 시장도 변변찮다는 점에서도 투자 전망을 낙관하기 힘들다. 가장 큰 난관은 공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직장인들마포, 여의도에 비해 저렴해서 신촌 오피스텔을 찾고 있지만 대학생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 대흥동의 Y부동산 관계자는 “공실이 해결되지 않아 분양가를 밑돌던 기존 오피스텔 매매가가 요즘 들어 겨우 분양가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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