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비량 연일 최대치 경신
“이상한파로 수요관리 역부족
“강제단전 등 최악조치 가능성
“국민들 자발적 절약만이 해법”
예비전력 400만㎾ 선이 위태롭다. 전력 사용 급증으로 400만㎾ 선이 무너진다면 국내 발전소 단 1곳의 가동에 문제가 생겨도 부분 정전 등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 11일 서울 삼성동 남부발전에서 정양호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이 주재하는 긴급 ‘전력수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 등 관련 기관 임원이 총출동했다. 전력 사용 자제를 요청하는 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공급 능력 확충 방안을 이 자리에서 논의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현실에서 전력공급이 기존 계획대로 잘되고 있는지 발전소 운영 상황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이전 열린 전력수급 관련 회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예비전력이 400만㎾ 아래로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대책회의였다. 전력 여유 400만㎾ 선을 지켜내기 위해 전력공급을 있는 대로 확충하는 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정부는 주간예고 수요조정, 수요자원시장 등 전력 수요관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전력 사용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1일 오전 10시 현재 전력거래소 잠정 집계 결과 최대 전력수요는 7102만㎾ 선으로 올라섰다. 보통 오전 11시에서 정오께 전력수요가 최대량을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위험한 수치라 할 수 있다.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도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그에 버금가는 전력수요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 정오 최대 전력수요는 7184만㎾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5일, 1월 7일에 이어 전력 사용 최고기록은 올 겨울 들어 벌써 3번째 깨졌다. 국내 발전사 전력 공급능력은 7591만㎾로 예비전력은 407만㎾로 떨어졌다. 정부가 비상수준이라 평가하는 400만㎾에 불과 7만㎾를 남겨뒀다. 400만㎾ 선이 무너질 경우 부분 강제 단전 등 최악의 조치가 단행될 수 있다.
전력 수요는 기온과 연동한다. 추위가 심해질수록 시스템 난방기, 전기장판, 온풍기 등 전열기기 사용이 급증하며 전력 사용 증가를 부추긴다.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여 전력 유관 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지경부 당국자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급능력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국민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