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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수출체계 전면 개편…정부 반격 성공할까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추가 수주 실적 ‘0’의 우울한 기록에 머물던 정부가 반격을 시작했다. 현재의 원전 수출 체계로는 추가 수주가 어렵다 판단하고 대수술 단행을 결정했다.

지식경제부는 솔직하게 우리나라 원전 수주 체계의 현 상황을 평가했다.

▷한국전력의 단독적인 사업 추진으로 종합적인 수주 전략이 없고 ▷엄격한 감사 등으로 영업 활동 자율성에 제약이 많은데다 ▷PPP(Public Private Plant) 등 복잡한 사업 구조를 만족시킬만한 경쟁력 있는 재원조달 방안이 미흡하다고 조목조목 진단했다.

이때문에 원전 수출 체계 개편 작업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든 조치는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일본, 프랑스 등 경쟁 원전 수출 국가의 반격이 거세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범정부적 민관 합동 ‘해외원전사업 최고전략회의’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관련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도 여기에 참가해 원전 수출 전략을 정부와 함께 논의하게 된다. 지경부 측은 “해외원전사업 최고전략회의 운영을 통해 사업성 평가 등 사업 초기단계부터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제1차 해외원전사업 최고전략회의를 개최하는 안을 지경부는 내부 논의 중이다.

정부는 원전과 다른 사회간접시설(SOC) 사업을 연계하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원전수주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작년 8월 전력산업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원전 공기업 역할 조정에도 속도가 붙는다. 한전은 원전 수주를, 한수원은 EPC(설계, 조달, 시공)를 전담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원전 연구개발(R&D) 체계도 한수원의 통합 관리쪽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내 원전 수출본부가 신설되고, 원전 수출 기구를 구성하는 안도 지경부 검토 대상이다.

지경부는 터키 원전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있는 재원 조달과 패키지 방안을 담은 새로운 협상안을 마련하겠다고 까지 밝힌다.하지만 한국정부가 내보일 예정인 원전 수출 체계 개편 ‘카드’가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기술적 한계, 금융 조달 능력 부족 등 결정적 숙제는 아직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지경부는 최 장관 후보자 대상 업무보고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2015년 시행해야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배출권 거래제 2013년 시행 내용을 담은 법안을 이미 입법예고한 상태다. 지경부는 산업계 영향 등을 이유로 들어 반기를 다시 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관련 입법 과정에서 정부 내 충돌이 다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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