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주식에도 통한다. 좋은 종목은 진가를 스스로 드러낸다.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은 인수ㆍ합병(M&A) 논란으로 잠시 출렁였지만,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결국 그 가치를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 10만원은 족히 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현재 현대건설의 투자포인트는 새로운 대주주와 저평가 매력, 해외 모멘텀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현대차그룹이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배구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대규모 수주가 생명인 대형건설사에 든든한 대주주는 수주능력을 높이는 요소다. 프로젝트 발주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대주주의 사업역량에 따라 그룹 내부 사업 기회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대외인지도 그리고 다양한 그룹 내 사업기회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이점이 많은 대주주다.
김중겸 사장 |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내 다양한 플랜트 공사의 수혜가, 서산사업용지는 화성(기아차)-아산(현대차)-당진(현대제철)으로 이어지는 현대차그룹의 ‘서해안 밸트’와 이어져 그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상대가치는 2011년 EPS 추정치 대비 PER를 비교해보면 드러난다. 현대건설은 유망 부문인 해외사업 비중은 높고,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의 부담이 큰 주택 비중은 낮음에도 현재 PER는 12배에 불과하다. 해외사업 비중이 더 높은 삼성엔지니어링은 14배, 부동산 시장 침체 타격이 큰 국내 주택 비중이 더 높은 GS건설은 12배 수준이다. 업종 대장주 프리미엄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011년 경영실적 예상치와 주가흐름을 분석해봐도 내년 이맘 때쯤 10만원 이상은 족히 받을 수 있는 기업가치다. <그래프 참조>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2011년 최고 유망 분야로 꼽히는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현대건설은 최대 수혜주다. 2010년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추정액은 12조원으로 2위인 삼성엔지니어링(9조원), 3위인 GS건설(6조원)을 압도한다. 올해 수주 예상액도 13조~4조원에 달해 GS건설(7조5000억원)과 삼성물산(6조원)을 합한 것보다 많다.
해외 모멘텀을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는 순이익률에도 영향을 끼쳐 2010년 4% 미만에서 올해는 5%, 내년에는 6%도 넘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외형과 내실의 동반 성장은 주가매출비율(PS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낮추고, 주가순이익비율(PER)과 주가현금흐름비율(PCR) 부담은 낮춰 주가상승 여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현대건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 내 현대차그룹과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전망이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