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호텔사업 정리
오피스텔로 속속 전환
외국인들의 장기임대시설이었던 서비스드레지던스호텔이 호텔보다 수익이 떨어지는 오피스텔로 전환, 속속 ‘울며겨자먹기식’의 변형영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불법영업으로 판결이 난 후, 설 곳을 잃자 아예 간판을 바꿔달고 있는 것.
국내 레지던스호텔의 시초격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휴먼터치빌’은 지난해 외국인 전용 숙박시설로 이용하던 160실을 전부 오피스텔 전월세로 전환했다. 56㎡형은 월 85만~90만원(보증금 1000만원)이며, 69㎡형은 월 100~105만원(보증금 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대부분 매물이 동났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워낙 강남권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다보니, 전월세로 전환하자마자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M쉐르빌’도 사실상 단기숙박을 받지 않고 있다. 신촌 로터리에 위치한 ‘까사빌’은 지난해 말 서비스드레지던스 개발 및 운영업체인 코업이 빠지면서 아예 서비스드레지던스라는 타이틀을 버렸다. 간판을 오피스텔로 바꾼 뒤 변형적 형태로 영업 중이다. 이에 한때 신개념 임대시설로 내ㆍ외국인에게 각광받았던 서비스드레지던스가 ‘유령숙박시설’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1년새 서비스드레지던스 호텔의 최소 30%가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서비스드레지던스협회 관계자는 “민감한 상황인 만큼 정확한 현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서울지역 레지던스가 모두 문을 닫을 경우 일일 기준, 약 4000실에 달하는 저렴한 숙박시설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중소레지던스의 경우, 마케팅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없어 전년대비 매출이 40~50%이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수익성을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월수익이 확보되는 오피스텔 월세로 돌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실별 소유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현 기자/ 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