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신년 연례행사인 예금 특별판매 이벤트가 올해는 모두 사라져버렸다. 유동성이 넘쳐 연말연시 만기 예금을 굳이 고금리 특판으로 붙잡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은행은 올해 1월엔 신년 특판예금 판매를 하지 않기로했다.
우리은행은 매년 1월 4일 창립 기념일에 특판 예금을 판매해왔으나 올해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특판예금은 평균 예금금리 보다 0.1~0.2%포인트 정도 금리를 더 얹어 줬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해 실시했던 특판 행사를 올해는 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사은행사 성격으로 1조원 한도에서 특판예금 판매를 4~5일간 짧게 진행한 바 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외환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 하나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3.7%(우대금리 포함) 수준으로 타 은행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올해 특판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같은 은행들의 신년 특판 행사 실종(?) 현상은 지난해 풀린 시중의 유동성을 은행이 충분히 흡수해놨기 때문. 현재 은행권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3.5~3.9%수준으로 은행들은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현재 금리에 추가 금리를 줘가며 예금을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만기되는 은행권 정기예금 규모가 50조5000억원, 전체 정기예금의 10%에 달하지만 대부분 재예치될 것으로 은행들은 전망하고 있다. 증시는 너무 떠 있고 올해 최소 1%포인트 가량의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돼 대거 이탈하지는 않으리란 것이다. 오히려 각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예ㆍ적금으로 흡수한 시중 자금운용에 골머리를 앓을 정도다.
한 시중은행 PB는 “은행들이 특판을 하지 않더라도 기존 예금을 갖고 있던 고객들의 이탈은 적을 것”이라며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예금 금리 인상도 올해 최소 1%포인트 이상은 기대돼 안정적 자산 운용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예금 재예치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