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중국이 긴축에도 불구하고 8%이상 고성장을 지속하고, 선진국 경기기 회복된다는 전제가 충족되야 한다. 각종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야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지난 해 상장사 전체 이익의 20%를 넘게 차지했던 삼성전자 이익이 올 해 꽤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올 해 상장사 전체이익은 늘어난다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2009~2010년 증시 테마는 원화약세와 해외경쟁사 부진으로 인한 이익의 증가였다. 그런데 2011년 원화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익을 늘리려면 매출을 확대해야한다. 매출을 늘릴만한 투자가 이뤄진 종목을 고를 필요가 있다.
다행히 2009~2010시즌 우리 증시 주도주들 대부분은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려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였다. 공장은 하루아침에 지을 수도 없고, 투자자금을 내일 당장 만들 수도 없다. 잉여이익을 바탕으로 한 선제투자가 수요확대를 만날 때 미래이익은 극대화된다. 제조업에서 가동률에 따른 이익변동은 산술급수보다는 기하급수에 가깝다.
2009~2010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 시장장악력을 갖췄음에도 주가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유목성향’이 강한 외국인과 랩은 이미 수익을 낸 종목 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설 확률이 높다.
설비투자 자체도 중요하지만 투자된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른 바 ‘컨버전스(convergence)’다. 예를 들어 반도체 만드는 공정은 태양광셀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지만, 훨씬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대형선박의 프로펠러를 만드는 기술은 풍력발전설비를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 섬유를 만드는 과정을 조금 변형하면 IT관련 화학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제일모직 등이 좋은 예다.
좀 더 스토리를 확대하면 LED나 AMOLED 등도 해당된다. 이들 사업부문은 기존 디스플레이 생산설비와 기술의 연장선상이다. LED는 디스플레이용 외에 조명용이란 새로운 수요처도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대ㆍ기아차의 설비투자는 2010년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주력 신제품인 고부가차종이 인기를 끌면서 설비효율이 높아져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스토리가 가능하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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